화재로 폐차까지 했지만 원인 못 밝힌 채 같은 제조사 차량 또 구입
부산관광공사 "도입 초기 정비기술 없어 미숙했다"

부산 주요 관광지를 누비는 시티투어버스가 잦은 고장으로 막대한 수리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까지 났지만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폐차하기도 했다.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는 모두 12대로 이 가운데 7대가 이층 버스다.

모두 한 업체가 납품한 것으로 중국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들어왔다.

2006년 8월 처음 도입된 밀폐형 이층 버스 2대는 지금까지 각각 85차례와 81차례 정비소를 찾았다.

1대당 지금까지 들어간 수리비만 1억7천만원과 1억7천400만원에 달한다.

당시 도입 가격이 4억8천만원이었던 고려하면 10년 새 차량 가격의 35%를 수리비를 지출한 것이다.

이듬해 도입된 4억4천만원짜리 같은 차종은 92차례 수리를 받으며 1억8천300여만원의 수리비를 까먹었다.

2010년에는 밀폐형 대신 개방형 이층버스 2대가 부산시티투어에 투입된 후 이 차량들 역시 각각 57차례와 76차례 정비소를 찾았다.

잦은 정비에도 2007년 도입된 이층 버스 한 대는 2014년 12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부산관광공사가 2014년 한 해 동안 이 차량에 들인 수리비는 2천200여만원에 달했다.

화재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도 못한 채 이 차량은 이듬해 2월 500여만원을 들여 폐차했다.

다른 제조사의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는 타 도시의 한 시티투어버스 운영사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교체해야하는 소모품 비용과 돌발 정비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한 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씩 정비비용을 들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부산관광공사는 2014년 다시 같은 업체의 버스 2대를 사들였다.

지난달에도 같은 회사의 버스 2대를 시티투어에 투입하려고 구매했다.

잦은 정비 문제에 대해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2006년 국내 처음으로 이층 버스를 도입하다 보니까 정비기술이 없어 미숙한 점이 있었다"며 "2014년 도입한 차량부터는 정비소를 찾는 사례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잦은 고장과 화재를 일으킨 차량을 재구매한 데 까닭에 대해 그는 "조달청을 통해 구매했다.

다른 경쟁업체가 참여하지 않아 같은 업체가 낙찰받았다"고 해명했다.

부산시의회 이상민 의원은 "한 해 수천만 원씩 차량 수리비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으며 심지어 보증기간에 수리한 비용까지 제대로 정산하지 않은 사례도 발견됐다"며 "차량 정비 과정을 면밀하게 검토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조사한 결과 200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의 수리비만 총 9억3천만원에 달했다.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p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