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동력' 강화에 회사는 '대외 신인도' 추락 방지 노력
울산 시민단체, 파업 자제 호소문 준비…경찰, 대규모 집회 대비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두 노조의 동시 파업을 하루 앞둔 18일 울산은 '태풍의 눈' 속으로 들어갔다.

겉으로 보기엔 평소와 다른 없는 일터지만 노사 내부적으론 파업 준비와 대책을 짜고 있다.

현대차 노조(조합원 4만8천806명)는 19일부터 나흘 연속, 현대중 노조(1만5천326명)는 19일과 20일, 22일 각각 파업에 돌입한다.

국내 최대 사업장으로 꼽히는 두 노조가 함께 파업하는 것은 23년 만이다.

특히, 20일 민주노총 주최 울산노동자대회, 22일 금속노조 주최 총파업에 두 노조가 힘을 보탤 방침이어서 울산 전체가 파업 소용돌이로 빨려들고 있다.

현대차 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조합원들에게 파업 지침을 내리고 사측과 '전면전'을 선언한 상태다.

노조 간부들은 현장을 돌면서 파업 참여를 독려하며 투쟁력을 모으고 있다.

현대중 노조 역시 '회사 행사' 참여 금지 등의 지침을 내리고 파업 동력 모으기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재적 대비 76.54%, 현대중 노조는 재적 대비 59.96%로 파업을 가결했다.

회사는 긴장 속에 파업 여파가 최소화하도록 노력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협상 타결을 위한 합의점을 찾고자 노조와 실무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파업은 합법이기 때문에 딱히 회사로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당장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해외 선주사, 발주사 등 고객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까 봐 파견 감독관들을 만나고 있다.

지역 상공계는 이번 동시 파업에 어느 때보다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가적인 경제 침체와 더불어 울산의 3대 산업이 모두 어려움에 직면한 이때 자동차와 조선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글로벌 기업의 파업이 치명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차의환 울산상공회의소 부회장은 "국가나 지역 경제의 어려움은 울산시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국가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그 어려움을 나 몰라라 한 채 동시에 파업한다는 것은 모든 시민을 허탈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뿐 아니라 울산이라는 도시의 이미지도 심각하게 나빠질 것"이라며 "두 기업의 동시 파업은 수출 감소와 국내 소비 부진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울산 경제, 시민단체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만들기 범시민추진협의회는 19일 두 기업의 파업 자제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은 노조 파업과 대규모 집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행위 차단에 나섰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오는 20일 태화강역 광장에서 열릴 울산노동자 총파업 대회'를 앞두고 노조의 도로 불법 점거, 모든 차로를 이용한 행진 등을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집회에는 현대차 노조, 플랜트건설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함께 해 최대 5천여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이들이 집회 후 태화강 둔치까지 벌이는 3.5㎞ 행진에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교통경찰관 240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김근주 기자 cant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