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연구소, 집단 서식지 모니터링 강화

제주 바다에서 해양생물에 피해를 주는 외래종 '레더산호류' 집단 서식지가 처음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지난달 서귀포시 표선면 해역에서 수중 잠수 조사를 한 결과 외래종인 레더산호류가 수심 14∼20m 범위에 널리 분포한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약 300㎡ 조사 해역 중 30%인 80∼100㎡에서 관찰됐다.

수심 15∼18m에서 대규모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자포동물문 바다맨드라미과에 속하는 레더산호류는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면 왕성한 유·무성 생식을 통해 주변의 해조류와 무척추동물을 잠식·피복하면서 서식범위를 급속도로 넓혀가는 종이다.

레더산호류는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등 열대 및 아열대 산호초 해역에서 분포한다.

제주에서는 현재까지 표선면 해역에서만 발견됐다.

고준철 제주수산연구소 연구사는 "레더산호류가 암반에 페인트를 칠하듯이 번식하고 있어서 해조류가 자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소라나 성게 등 무척추동물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며 "해양생물의 종 다양성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수산연구소는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레더산호류를 포함한 분홍멍게·거품돌산호·그물코돌산호 등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 해양생물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위해성 및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생물 방제제 개발과 이동 경로 추적 및 확산방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