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장기인 '폐'는 암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 시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최근 환자의 고통은 크게 줄이면서 암 진단 정확성은 높인 진단기법이 국내에 도입돼 관심을 끌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조석기(흉부외과), 윤호일(호흡기내과) 교수팀은 전자기유도 방식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기관지경술(Electromagnetic Navigation Bronchoscopy)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지난 6월 24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폐암 진단은 간단히 가래를 추출해 검사하거나 실제 주사기로 의심 부위의 조직을 뽑아내는 방식으로 시행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진단법은 모두 환자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 침습적 검사이고 환자의 폐 깊숙이 자리 잡은 암세포의 경우 검사가 어렵다는 한계점을 안고 있었다.

또 폐 조직이 크게 손상되거나 기흉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컸다.

조석기 교수는 "전자기유도 내비게이션 기관지경술은 미국에서 처음 시행된 이후 1년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최신 의학기술"이라며 "폐 내부로 직접 접근해 정확한 위치에서 조직을 추출할 수 있으면서도 안전성은 오히려 높아져 기존 검사법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진단기법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확보한 영상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폐를 3차원 지도로 구성하고 암세포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부위에 카테터가 최적·최단 경로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이때 전자기유도 패드와 위성 역할을 하는 센서 패치가 GPS처럼 정확한 위치를 따라갈 수 있도록 카테터를 추적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내비게이션 기관지경술 도입을 결정한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은 "앞으로도 다른 최신 의학기술의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k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