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측 진경준에 특혜 제공 정황…6일만에 강제수사·관계자 소환 검토

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임검사팀이 수사팀 구성 6일 만에 강제수사 절차에 착수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검사와 수사관들을 투입해 12일 오전 진 검사장 자택과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회장의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기도 판교의 넥슨코리아 본사, 지주회사인 제주도 NXC 사무실, 넥슨 계열사였던 NXP, NXP를 인수한 김 회장 개인회사 '와이즈키즈' 등도 포함됐다.

검사장급 이상 현직 검사를 겨냥해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은 1993년 당시 L 고검장에 대한 슬롯머신 수사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넥슨 측 재무·법무 부서 등을 중심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서류 등을 확보했다.

진 검사장과 김 회장 자택에서도 관계 문서와 자료 등을 압수했다.

수사팀은 전날 넥슨의 2006년 일본 상장 업무에 관여한 A씨를 소환조사해 진 검사장에 대한 당시 특혜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 측에서 진 검사장의 친인척을 통해 고가 승용차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단서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한편 진 검사장과 김 회장 사이에 불거진 각종 의혹을 밝히기 위해 관련자 소환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이번 압수수색에 김 회장과 넥슨의 경영 비리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다고 해석한다.

이미 김 회장 부부가 지분을 100% 소유한 개인회사 와이즈키즈가 넥슨의 부동산임대업 계열사였던 NXP를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김 회장 부부가 NXP를 인수할 때 동원한 600여억원의 자금 출처를 세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넥슨에서 4억여원을 빌려 비상장주식 1만주를 산 진 검사장은 2006년 기존 주식을 넥슨 쪽에 10억여원에 팔고 다시 넥슨재팬 주식을 샀다.

넥슨재팬은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해 주가가 크게 올랐고, 지난해 주식을 처분한 진 검사장은 12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

수사팀은 이 과정에서 넥슨 혹은 김정주 NXC 회장이 김 회장의 대학동창인 진 검사장에게 특정 정보를 제공하거나 투자 조언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서울·제주연합뉴스) 안희 고성식 방현덕 기자 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