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절반 이상 면접서 "불쾌한 경험"…면접 학원비 45만원 써
청년 구직자들은 면접을 준비하는 학원 등록에만 평균 수십만원을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다수는 면접 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밝혀 기업 면접 제도의 개선도 요구된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청년희망재단은 채용 면접 경험이 있는 19∼29세 청년 1천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면접 실태조사'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채용 면접을 경험한 청년이 꼽은 면접 준비의 가장 큰 부담 요인은 '스피치 등 면접기술'(43.3%), '기업정보 파악'(39.3%) 등이었다.
면접 준비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 제도로는 '컨설팅 지원'(44.1%), '금전적 지원'(29.7%) 등을 꼽았다.
면접 준비를 위한 항목별 평균 지출 금액을 보면 '면접 대비 학원 등록'(45만1천원), '의상 구매'(25만9천원), '교통비'(10만2천원), 면접 관련 서적 구입(10만1천원), 헤어·메이크업(8만9천원) 등에 많이 쓰였다.
면접을 경험한 청년의 64.8%는 면접 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면접 전의 불쾌한 경험으로는 '과도한 면접 대기시간'(19.5%), '일방적인 면접 일정 통보'(16.9%), '약속된 면접 일정 변경'(6.8%), '일방적인 면접 취소'(5.4%) 등을 꼽았다.
한 구직자는 "2시간 30분을 대기했는데 제 차례가 되니 면접시간을 10분 줄여버렸다"며 "그러더니 면접 시작 10분도 안돼 면접관 2명 중 1명이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지방에 사는 이 구직자는 면접장에 왔다가 돌아가는데 총 10시간 걸렸다고 한다.
면접장 내의 불쾌한 경험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질문'(26.0%), '면접관의 태도 불량'(19.2%), '면접 시간의 문제'(13.2%) 등을 들었다.
한 여성 구직자는 "면접을 볼 때마다 남자한테는 전공에 대해 물어보는데 저한테는 '여기 와서 언제 결혼할거야', '28살에 결혼하면 금방 그만두는 거 아냐' 등의 질문만 했다"며 "심지어 '일하려면 체력이 중요한데, 여기서 의자 들어봐'라는 면접관도 있었다"고 전했다.
면접 후의 불쾌한 경험으로는 '면접 결과 미 통보'(18.6%), '일방적인 출근 일정 통보 및 강요'(9.0%), '합격 통보 후 채용 취소'(4.3%) 등을 꼽았다.
박희재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은 "청년들의 목소리인 실태 조사 결과를 반영해 청년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부분을 해소하고자 '자기소개서 및 면접 컨설팅'과 '실전 PT 면접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재단 멘토인 박장호 커리어앤라이프 대표는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하는 '제1회 명품취업스쿨'을 시작으로 매주 자기소개서 및 면접 컨설팅을 한다.
㈜파워피티는 14일부터 15일까지 하는 '제1회 실전 PT 면접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매월 2회 면접 컨설팅을 한다.
청년희망재단은 두 프로그램을 우선 수도권 중심으로 실시해 추가 수요 및 효과를 파악한 후 청년들의 수요가 클 경우 대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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