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인 숭실고 재학생·동문, 1주일간 1천여만원 모아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된 뒤 후유증에 시달리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민간잠수사 김관홍(43) 씨 유족을 위해 모교 후배와 동문이 십시일반 성금을 마련했다.

서울 숭실고등학교에 따르면 7일 오후 숭실학원 100주년 기념관에서 고(故) 김관홍 씨 유족과 이 학교 교직원, 세월호 가족협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성금 전달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덕천 숭실고 교장은 교사, 재학생, 학부모, 동문 등이 주축이 돼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총 1천38만원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고인은 1993년 이 학교를 졸업한 동문이다.

2014년 세월호 수색 작업 당시 민간잠수사로 투입돼 실종자 수색에 앞장섰으나 극심한 트라우마와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결국 잠수사 일을 그만둔 그는 낮에는 비닐하우스에서 꽃가게 일을 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다 지난달 17일 경기도 고양시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어린 세 자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갑작스럽고도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학교에서는 지난달 28일 숭실교사회를 시작으로 학생회, 학부모회가 잇따라 성금 모금에 나섰다.

학생회는 29일 전체 학생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는 비록 학생들이라 돈은 별로 없지만 마음을 모아 선배님의 가족분들에게 전달해 드린다면 큰 힘과 위로가 될 것"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렇게 모은 성금은 일주일만에 1천여만원이 됐다.

학교 측은 "우리 학교의 교훈인 '참과 사랑에 사는 사명인'의 삶을 실천한 동문을 '자랑스러운 숭실인'으로 선정하고, 재학생들이 고인의 희생정신을 본받도록 추모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