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비 집중…토사 유출·주택 침수 등 피해 잇따라

6일 충남·충북·전북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고 53㎜의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농경지가 침수되고 오리가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대부분 지역에서 장맛비 기세가 전날보다 약해졌지만, 충남 금산, 충북 영동·음성, 전북 순창·무주 등 중부지역의 사정은 달랐다.

오전 9시를 전후해 이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고, 한때 호우 경보로 대치됐다.

이어 오후 1시께 호우특보가 해제되기까지 3∼4시간 동안 하늘에서는 말그대로 '물폭탄'이 쏟아졌다.

영동에는 이날 오전 7시부터 5시간 동안 130㎜의 비가 쏟아졌다.

심천면에는 시간당 최고 53㎜의 강한 비가 퍼부었다.

금산에는 이날 하루 120㎜의 비가 내렸고, 오전 9시부터 1시간동안 42.5㎜의 폭우가 쏟아졌다.

순창에도 오전에만 108.5㎜가, 무주에는 2시간 동안 50∼60㎜의 비가 내렸다.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농장과 농가 피해가 잇따랐다.

영동읍 오모(53·여)씨의 오리 사육장 10채 중 5채가 물에 잠기면서, 오리 100여마리가 폐사했다.

신고를 받은 당국은 공무원 10여명을 현장에 보내, 사육장에 있던 오리 3천여마리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영동군 심천면 약목리 양모(83)씨의 인삼밭 4천300㎡도 침수됐다.

양씨는 자식처럼 키우던 3∼4년생 인삼을 모두 못쓰게 됐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인삼·약초의 고장' 금산군에서는 이날 하루 인삼과 약초 등 농작물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101건 들어왔다.

금산군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피해액을 조사하고 있다.

무주 설천면 두길리 일대는 수로가 막혀 일부 논과 밭이 침수됐다.

토사가 유실되고 시설물이 무너지고, 정전이 되는 등의 사고도 이어졌다.

오전 10시께 영동읍 오정리 국도 4호선 인근 절개지 토사가 무너져 내려 도로를 덮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을 지나는 차량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평소 50㎝ 안팎이던 영동천 수위도 2.5m까지 급상승했고, 영동읍 금동리와 양강면 남전리 등의 저지대 주택이 침수됐다.

영동소방서에는 오전에만 총 13건의 주택 침수피해가 접수됐다.

또 금산군 군북면의 한 주택이 빗물에 쓸려 일부 무너지고, 도로로 토사가 유출됐다는 신고도 4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7시 40분께는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급수펌프 동력장치가 낙뢰에 맞아 작동이 안 되면서, 2천200여 가구가 20분 동안 단전·단수되고 승강기 운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중부지방에는 내일도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부 충청 이남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이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내외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며 "비는 점차 중부지방으로 북상해 내일까지 시간당 20mm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so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