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연차 평가를 공개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심사위원들이 대학을 평가할 때 경쟁 대학뿐만 아니라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도 평가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교육부는 올해 말 이뤄질 산학협력선도대학(LINC·링크) 사업 5년차 평가에 우선 적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5일 “기존 재정지원사업은 순위를 가르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지다 보니 경쟁을 유도할 수는 있어도 사업단 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엔 한계가 있다”며 “내년 2단계(포스트) 링크 사업은 자율성과 개방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링크 사업 5년차 평가 방식을 공개형으로 바꾸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교육부는 신규 사업에 참여할 대학을 선정할 때뿐만 아니라 연차 및 중간 평가 등을 할 때도 모두 ‘밀실형’으로 진행해왔다. 폐쇄된 공간에 심사 대상인 대학 한 곳만 들어가 평가받는 식이다. 채점 과정이 비공개다 보니 결과만 통보받은 대학 사이에 불공정 시비가 일곤 했다.

교육부는 이런 문제점을 공개형 평가 방식을 통해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가 과정이 외부에 드러나기 때문에 심사 대상 대학 간 우열이 뚜렷하면 불공정 시비를 잠재울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학 간 성공 사례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링크 사업만 해도 1단계에 참여하지 못한 대학은 ‘포스트 링크’에 지원할 때 출발점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1단계 링크 사업의 마지막 해인 올해 연차평가를 공개형으로 전환하면 후발주자들도 성공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교육부의 판단이다.

교육부는 지난 3월 ‘대학창의적자산 실용화 지원사업(BRIDGE)’ 공개 평가를 했다. 일단 규모가 작은 사업부터 시범 적용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구재단에서 공개 평가 결과를 분석했다”며 “평가자와 발표자, 일반인 참여자의 만족도가 생각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연간 약 25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링크 사업이 공개형 평가로 전환되면 향후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에 미칠 파장도 클 전망이다. 대학들의 셈법도 분주하다.

링크 사업에 참여 중인 A대학 산학협력단장은 “다수를 상대로 발표하다 보면 발표자 능력에 따라 평가 결과가 좌우되는 등 돌발 변수가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단계 링크엔 떨어졌으나 내년 포스트 링크 사업 참여를 준비 중인 B대학 관계자는 “성과 공유를 통해 출발선을 비교적 동등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