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연구원, 2014년 성폭력 분석…성폭력건수 10.9% 증가

성폭력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노상(길거리), 단독주택, 숙박업소·목욕탕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안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각급 수사기관(검찰·경찰·특별사법경찰)이 집계한 성폭력 발생건수는 2만9천863건으로, 전년(2만6천919건)에 비해 10.9% 늘었다.

검거율은 2005년 이래 가장 낮았던 2012년(83.8%)을 기점으로 점차 높아져 2014년에는 95.2%를 기록했다.

성폭력 발생 장소로는 노상(4천919건, 16.5%)이 가장 많았고, 단독주택(2천629건, 8.8%), 숙박업소·목욕탕(2천604건, 8.7%),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2천584건, 8.6%), 유흥접객업소(2천115건, 7.1%), 역 대합실(1천269건, 4.2%), 기타 교통수단 내(1천243건, 4.2%), 지하철(1천200건, 4.0%) 순으로 나타났다.

2010년과 비교해 노상(1천431건↑), 역 대합실(971건↑), 유흥접객업소(753건↑) 등의 장소에서 특히 발생 건수가 늘었다.

반면, 단독주택(298건↓), 숙박업소·목욕탕(194건↓), 지하철(139건↓) 등의 장소는 2010년에 비해 줄었다.

성폭력 발생 시간대는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 사이가 9천179건(30.7%)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18.8%),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 사이(8.1%), 오전 9시부터 정오 사이(7.4%), 오전 4시부터 7시 사이(7.2%) 등이다.

성폭력 피해자수는 2만8천504명으로 2010년(1만8천560명)에 비해 1.5배 이상 늘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2만7천129명(95.2%)으로 대부분이었으나, 남성 피해자도 1천375명이나 됐다.

성폭력 수사의 계기는 현행범 검거로 인한 경우는 19.0%에 불과했고 47.6%는 피해자의 신고, 고소, 고발로 시작됐다.

33.5%는 불신검문, 탐문정보, 여죄 수사 등으로 인해 범죄 사실이 적발됐다.

13~20세 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는 8천322건으로 2013년보다 4.5%(397건) 줄었으나,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1천208건으로 3.0%(36건) 늘었다.

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 강력범죄(흉악) 피해자를 성별로 살펴본 결과 여성이 89.1%(여성 2만8천920명, 남성 3천552명)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성폭력 발생 건수는 한국이 42.0건으로 OECD 평균(55.7건)과 비교해 적었다.

OECD 집계로 성폭력 발생 건수가 많은 국가는 스웨덴(219.2건), 아이슬란드(138.9건), 영국 스코틀랜드(138.2건) 순이다.

연구원은 다만 "국가 간 성폭력에 대한 법적 정의 및 집계방식, 기록방법의 차이로 국가 간 단순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