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옷차림 때문에 꼬리 잡힐까 봐 알몸으로 범행한 듯"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성이 미용실에서 금품을 훔쳐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5일 오후 9시께 영업이 끝난 전북 군산시내 한 미용실.

잠기지 않은 창문을 열고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한 남성이 가게로 침입했다.

머리에는 검은 비닐봉지를 쓰고 손에는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위생 장갑을 꼈다.

이 남성은 경찰이 신원을 확인할 수 없도록 검은 비닐봉지로 얼굴을 가리고, 인상착의를 파악하지 못하도록 알몸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알몸으로 범행하는 것도 모자라 가게 안 폐쇄회로(CC)TV를 의식한 듯 불을 켜지 않은 채 바깥에서 비추는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가게 안을 살폈다.

그러고선 곧장 가게 금고로 가 현금 17만원을 빼냈다.

능숙하게 현금을 훔친 남성은 범행 현장을 벗어날 때도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다른 물품에 손대지 않았다.

다음날 금고에서 현금이 없어진 사실을 안 미용실 주인은 경찰에 신고했다.

CCTV를 확인한 경찰은 용의자 연령대가 젊다는 것 외에 어떤 단서도 잡지 못하고 있다.

범행 현장 주변에는 CCTV가 없어 미용실 내부 CCTV에 의지해 수사해야 하는 경찰은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경찰은 또 이 미용실 일대에서 여러 차례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이번 사건과 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껏 이런 수법으로 범행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옷차림 때문에 경찰에 꼬리를 잡힐까 봐 머리에 비닐봉지를 쓰고 알몸으로 범행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군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d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