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명에 달하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혈당측정기 등 체외진단기기 역시 당뇨병 유병률 증가에 힘입어 고성장을 기대하는 중이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병(진단코드 E10~E14)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52만명으로 2010년 대비 약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료비는 1조8천억원에 달해 5년 새 33% 뛰었다.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약 3.2%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처럼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과식, 음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국내 당뇨병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관련 치료제 개발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3월 동아에스티가 국산 26호 당뇨신약 '슈가논'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마무리된 미국 당뇨병학회(ADA)에서도 국내 제약사들의 임상 연구 발표가 잇따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당뇨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SB9의 임상 3상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SB9은 당뇨병 치료제인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12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허가를 신청 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부광약품은 경구용 당뇨 신약 후보물질(MLR-1023)의 임상 2a상 결과를 발표하며 새로운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 가능성을 알렸다.

해당 물질은 인슐린 세포신호전달에 관여하는 효소를 활성화해 인슐린의 혈당강하 효과를 향상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한미약품 역시 '에페글레나타이드' 등 지속형 당뇨-비만신약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해 사노피에 기술수출된 퀀텀프로젝트 중 하나로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 GLP-1계열 당뇨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체외진단기기 업체도 당뇨병 환자 증가에 따라 함께 성장하는 추세다.

만성질환인 당뇨병의 경우 환자들이 하루에도 수차례 혈당을 측정해 꾸준한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혈당 측정기 업체들은 중국에 진출하거나 스마트폰에 연동하는 모바일용 혈당측정기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한 체외진단기기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로 인한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면서 혈당 측정기를 비롯한 진단기기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가혈당 측정 시장은 가파르지는 않더라도 연평균 5% 수준의 안정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