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메트로와 보수업체 실무자 소환조사

경찰이 '메피아(메트로+마피아)' 수사와 관련해 당시 스크린도어 유지 보수 용역 계약을 맺었던 서울메트로 및 은성PSD·유진메트로컴 실무자들을 17일부터 소환 조사한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압수물 1차 분석을 마쳤다"며 "17일부터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유진메트로컴의 당시 계약, 회계 담당자 등을 소환해 현재까지 나온 의심이 가는 부분들에 대한 진술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실무진 조사가 끝나는대로 서울메트로 고위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서울 메트로가 은성PSD와 유진메트로컴과의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혹은 설치 계약에서 각각 200여억원의 손해를 본것과 관련해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수사중이다.

은성PSD는 2012∼2016년 서울메트로와 1개 역사당 월 630만원가량을 받고 스크린도어를 유지보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은성PSD 전에 계약을 맺었던 업체는 1개 역사당 월 165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

경찰은 서울메트로가 과업 범위와 근무 인원이 늘어나 용역비를 더 많이 산정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이전 업체 대표 진술에 따르면 계약서에 명시만 안 됐을 뿐 두 업체는 업무량이 비슷했고, 투입인원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또 서울메트로가 퇴직자 전직을 유도하기 위해 용역비를 높게 책정했다고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도 "은성PSD가 서울메트로 자회사가 아니라 별도 법인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도 배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진메트로컴도 2004년 12개, 2006년 12개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서 대가로 22년 스크린도어 광고 독점권을 받았는데, 이를 금액으로 계산해 비슷한 시기에 설치된 다른 역사와 비교해 보면 과다하게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즉, 다른 역사에는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때 1개 역사당 평균 15억원의 비용이 들었다면, 유진메트로컴이 스크린도어를 설치한 역사에는 평균 25억원의 비용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현재 은성PSD 대표인 이재범씨의 부인이 은성PSD의 설립자고, 이 대표가 대표 자리를 넘겨받고 며칠 후 서울메트로를 그만뒀으며 그 다음 날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가 계약을 맺은 점을 확인하고 이씨에게 특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서울메트로가 이들 업체에 사업을 맡기는 과정에서 공개경쟁입찰 원칙 등 입찰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점을 두고도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배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