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규명 과정…경영진 비리와 '투 트랙' 수사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남상태 전 사장 취임 이래로 추진한 사업을 샅샅이 뒤지며 분식회계 의혹 등의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4일 "남 전 사장이 취임한 2006년 이후 해양플랜트나 상선을 포함해 500여 건에 이르는 프로젝트를 전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분식회계와 경영진의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대형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특별수사단의 첫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달 8일 압수수색 이후 수사는 크게 분식회계와 경영진 비리로 나뉘어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압수물 분량이 현물로만 250박스에 달하고 디지털자료 상당수도 포함돼 분석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식회계 여부와 정확한 규모를 밝혀내는 게 우선인 만큼 검찰은 남 전 사장 체제가 시작된 2006년 이후 대우조선이 추진한 각종 사업 프로젝트의 수주부터 건조, 회계처리까지 전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대우조선 측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변수가 많은 해양플랜트 사업의 특성 때문에 빚어진 실수'라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선박 분야의 분식회계 동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의 수주, 건조 관련 회계자료를 정밀 분석하고, 전·현직 회사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도 계속 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대우조선 감사위원회가 진정한 사건과 자체 수집자료 등을 바탕으로 경영진의 횡령, 배임 의혹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유명 건축가 이창하씨를 비롯해 지인이 운영하는 협력업체에 일감 몰아주기 등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대우조선과 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영진이 사익을 추구하며 회사에 손해를 가할 행위 있었는지 그 대가로 부정한 이득 취득한 게 있는지 규명하는 게 핵심"이라며 "최근 기업범죄 판례에서도 이런 부분이 중시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단서가 포착되면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면서 "우선 본체인 분식회계, 경영비리를 먼저 수사하고, 시간을 두고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 특별수사는 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점이 찍히는 경향이 있다"며 "구조적 문제를 분석하고 그 비리를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이보배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