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 이야기-천안] 중부권 내륙철도 건설에 사활 건 천안시
천안은 경부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1번 국도(경기 파주~전남 목포), 고속철도(KTX), 수도권전철 1호선 등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충지다. 사방으로 통하고 팔방으로 닿아 있다는 뜻의 ‘사통팔달(四通八達)의 도시’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경북 등 동해안 지역을 잇는 철도 교통망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자동차로 천안에서 경북 안동까지 200여㎞를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40분. 300㎞ 이상 떨어진 부산까지 KTX를 타고 1시간5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것과 비교된다.

천안시는 올 들어 중부권 내륙철도 건설 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부권 내륙철도는 충남 서산~당진~예산~아산~천안~충북 청주~괴산~경북 문경~예천~영주~봉화~울진을 잇는 총 연장 340㎞ 노선이다. 이 철도가 깔리면 서해안 산업벨트와 동해안 관광벨트를 연결하는 첫 광역철도가 된다. 사업비는 8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국가철도망이 대부분 남북축 위주로 돼 있다”며 “중부권을 동서로 횡단하는 내륙철도를 건설하면 원활한 수송체계 확보와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국토의 균형 발전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륙철도 건설을 계기로 천안시 등 중부권 도시가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향하는 환황해 경제권 발전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도 중부권 내륙철도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다만 투입해야 할 막대한 예산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시는 내륙철도 건설을 희망하는 중부권 12개 시·군 주민 61만4887명의 서명을 담은 서명부를 지난달 국토부에 전달했다. 지난 3월부터 하고 있는 서명 운동은 당초 중부권 전체 인구의 10%인 30만명을 목표로 잡았지만 주민들의 높은 참여로 두 배를 넘었다.

천안시를 비롯한 12개 시·군은 국토부가 5년마다 수립하는 국가철도망사업 구축계획에 중부권 내륙철도 건설계획을 포함시키도록 계속 설득할 예정이다. 12개 시·군이 올 하반기 중 용역을 발주해 내륙철도의 경제적 타당성도 따져볼 계획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중부권 내륙철도 건설을 대선 공약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정치권도 설득할 방침이다. 천안시 고위 관계자는 “충청 지역의 높아진 위상을 감안할 때 여야 후보 모두 충청권의 숙원인 내륙철도 건설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천안=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