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A씨는 지난해 8월 헬스장에서 6개월 등록을 하고 68만4천원을 지불했다.

바로 다음날 개인적인 사정으로 환불을 요구했지만 헬스장은 이를 거절하고 다른 사람에게 이용권을 양도하라고 권유했다.

이처럼 헬스장이나 요가시설을 이용하다 계약을 해지할 때 사업자가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거나 아예 해지·환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접수된 헬스장·요가시설 이용 관련 피해구제 신청 총 1천364건 중 위약금 과다요구나 계약해지 거절 등 계약해지 관련 피해가 86.1%(1천174건)로 가장 많았다고 7일 밝혔다.

위약금 과다요구는 소비자가 중도해지에 따른 잔여이용료 환급을 요구할 때 사업자가 임의로 정한 1개월이나 1회 요금을 기준으로 이용기간에 대한 이용료를 정산하거나 원래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던 부가서비스 대금이나 신용카드 수수료, 부가세 등의 추가비용을 공제하는 사례가 많았다.

계약해지 거절은 가격할인 혜택·계약서상 환불불가 조항 등을 이유로 계약해지·환불을 거절하거나 소비자의 환불요청에 대해 이용권 양도나 이용기간 연장을 권유하며 회피하는 경우였다.

계약서 상 중도 해지 불가 조항을 넣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며 이 경우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접수를 하면 지방자치단체가 헬스장에 시정권고를 할 경우 대부분 요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이어 폐업이나 사업자 변경으로 소비자가 약정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거나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운동 프로그램이나 트레이너를 변경하는 계약불이행(12.8%, 175건), 도난·분실·부상 등 기타 유형(15건, 1.1%)의 순이었다.

한편, 계약이 이행되지 않거나 사업자가 정당한 해지 요구를 거절할 경우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한 소비자는 신용카드사에 잔여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지만 많은 소비자가 일시불로 결제해 이 같은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기간이 확인된 피해건수 1천87건 중 6개월 이상 계약한 경우가 55.8%(606건)이었는데 이 중 일시불 결제가 60.9%(369건)으로 할부결제(39.1%, 237건)보다 많았다.

소비자원은 계약서를 작성할 때 중도해지 시 환불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충동적으로 장기 계약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용대금은 가급적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