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30개월 어린이, 구석에 숨는 등 이상 행동

경기 시흥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두 살배기 원생을 훈육한다며 밥을 제때 먹이지 않고, 숟가락 통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도 시흥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시흥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A(45·여)씨와 원장(59·여), 담임교사(46·여)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B(30개월)군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숟가락 통으로 머리를 한차례 때리고, 딱 밤 4대를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점심 시간에 밥을 먹지 못하게 식판 뚜껑을 8분간 닫아놓는가 하면 우는데도 달래주지 않은 채 방치하고, 실내에서도 외투(패딩점퍼)를 벗겨주지 않는 등 10차례에 걸쳐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훈육하는 차원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어린 B군에게 A씨가 한 행위는 방임 내지 학대로 볼 수 있어 관련 법에 따라 입건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경찰은 A교사 행위를 알면서도 말리지 않은 담임교사, 관리 책임자인 어린이집 원장도 함께 입건했다.

경찰은 B군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해당 어린이집에 다닌 점을 감안, 2월 이전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하고자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A씨의 행위는 B군 부모가 B군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한 뒤 경찰에 고소해 밝혀졌다.

B군의 가족은 "언제부턴가 아이가 어린이집 가기를 거부하고, 구석에 숨거나 눈치를 많이 보길래 어린이집을 찾아가 CCTV 영상을 봤다"며 "부모가 모르는 사이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시흥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goa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