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음식점·결혼식 피로연장까지 식중독 '기승'
"상온 2시간 이상 보관 음식 가급적 피해야" 당부


때 이른 무더위로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국에 '식중독 주의보'가 내려졌다.

여름철 날씨는 무덥고 장마엔 습하기까지 해 식중독 원인균이 기승을 부리기 최적의 조건이다.

실제로도 사계절 중 여름에 식중독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벌써 학교, 여행지, 결혼식 피로연장 등 가릴 것 없이 집단 식중독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당국은 가급적 여름철 상온에 2시간 이상 방치된 음식이나 차 안에 보관된 음식은 먹지 않는 등 식중독 예방 행동요령을 숙지하라고 당부했다.

◇ 식중독 부르는 때 이른 무더위 '이상고온'
지난 달부터 시작된 때 이른 초여름 날씨가 6월에도 이어지며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어 식중독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5월 평균기온은 25.1도로 1973년 25.3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높았다.

이 기간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28.4도로 평년(23.9도)보다 4.5도 높았다.

이는 한여름인 7월 중순의 평균 최고기온(28.4도)에 해당된다.

기온이 올라가면 식중독 원인균 증식도 활발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온도 36도 조건에서 황색포도상구균 등 식중독균의 증식 정도는 0시간 2천630마리, 1시간 9천300마리, 2시간 5만2천마리, 3시간 37만마리로 나타나 3시간만에 식중독 유발가능한 10만마리를 넘어섰다.

이상고온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도 식중독 원인균인 장염비브리오 번식을 촉진한다.

장염비브리오는 연안 해수에 존재하는 세균으로 해수 온도가 20도 이상 올라가는 여름철에 주로 식중독을 일으킨다.

이 때문인지 지난 4월 식중독 발생건수(환자수)는 40건(524명)으로 작년과 2014년 같은 기간의 30건(402명), 22건(371명)보다 각 25%, 45% 많았다.

보건 당국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어시장과 어판장, 회센터 등 음식점을 대상으로 식중독 예방수칙 안내와 세균 간이검사 등을 벌이며 위생관리 지도에 나섰다.

◇ 학교·식당부터 결혼식 피로연장까지 '식중독' 기승
체육대회 등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학교 내 집단 식중독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14일 전북의 A고교 체육대회 중 전교생 800명 중 36명이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외식업체 도시락을 먹은 뒤 설사와 복통 등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였다.

보건당국의 조사결과 조리종사원과 학생 20여명에게서 식중독균인 캠필로박터제주니가 검출됐다.

경기 광명 B중학교 학생과 교직원 30명은 지난달 28일 체육대회 자원봉사 중에 점심으로 김밥과 떡볶이 등을 사먹은 뒤 단체로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거나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지난 4월 경북 구미의 C고교에서는 학생과 교사 60여명이 집단으로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학교가 사흘간 임시휴교했다.

이들에게선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여행길에서 생선회를 사먹었다가 식중독 증세로 고생하는 사례도 많았다.

지난달 21일 강원도에선 일가족 3명이 횟집에서 회를 사먹은 뒤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고, 강릉 주문진읍에서도 D(32)씨 등 4명이 수산시장에서 산 회를 먹고 복통을 호소, 병원 신세를 졌다.

지난달 20일 속초로 여행을 떠난 E(60·여)씨 등 12명은 다 함께 식당에서 회를 먹었다가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다.

조사결과 2명에게서 설사를 일으키는 '쿠도아충'이 발견됐다.

결혼 피로연장도 식중독균을 피하진 못했다.

4월 21일 제주 서귀포시 한 식당에서 결혼식 피로연 음식을 먹은 하객 82명이 단체로 구토와 설사, 오한 등 식중독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다.

조사결과 식중독 증세는 비브리오 때문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오염된 수입 '냉동 삶은 피뿔고둥 살'로 조리된 고둥 무침을 먹고 식중독에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

◇ 1년 중 여름에 식중독 최다발생…원인균 1위는 '대장균'
식약처의 최근 3년(2013∼2015년)간 전국 식중독 발생현황을 보면 사계절 중 여름(6∼8월), 음식점에서 병원성대장균에 의한 식중독이 가장 많았다.

지난 3년간 총 914건(1만8천405명)의 식중독이 발생했다.

계절별로는 여름(6∼8월) 273건(7천569명), 봄(3∼5월) 224건(5천764명), 가을(9∼11월) 223건(2천863명), 겨울(12∼2월) 194건(2천209명)로 여름에 식중독 발생이 몰렸다.

같은 기간 발생 장소는 음식점이 546건으로 가장 많았고, 학교 133건, 학교 외 집단급식 55건 등이었고,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60건으로 서울 123건, 전남 62건, 전북 59건, 인천 57건 등을 앞섰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 원인균은 병원성 대장균(108건·5천11명)이었다.

클로스트리디움퍼프린젠스(76건·2천599명), 겨울 식중독의 주범인 노로바이러스 147건(3천341명) 등도 주된 원인물질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여름철 상온에 2시간 이상 내놓은 음식은 가급적 먹지 않고 야외에 주차된 자동차에 음식을 보관하지 않기, 개인위생관리 철저히 하기 등 기본적인 행동요령만 잘 따라도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강원도 식품의약과 관계자도 "칼이나 도마, 행주 등 조리 기구에 의한 오염에 주의하고, 날로 먹는 횟감은 흐르는 물에 2∼3회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세한 해동요령은 식약처 홈페이지(www.mfds.go.kr)를 참고하면 된다.

(변지철, 손대성, 백도인, 이재현 이영주)

(전국종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