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日예산 10억엔外 정부예산투입 필요성은 있지만 가능성은 몰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설립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태현(66) 성신여대 명예교수는 30일 "진정성을 갖고 정성을 다해 피해자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 해 드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는 너무 막중하고 예민한 문제여서 (위원장직을) 많이 사양했지만, 여성이 맡는 게 좋다는 설득과 시대적 사명감에 맡게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31일 서울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재단설립준비위 1차회의에서 호선 방식으로 준비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다음 달 공식 출범할 예정인 재단 이사장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일본 정부가 향후 재단에 출연하는 10억 엔으로는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과 재단 기념사업을 펼치기에는 재원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제기되는 우리 정부의 예산 투입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필요성은 있지만 가능성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기념사업의 하나로 제기하는 위안부 기념재단 설립 등에 대해서는 "그동안 재단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에서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몇 가지를 논의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기념재단은 재단이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주요 인터뷰 내용.

-- 어려운 일을 맡게 됐다.

▲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었다.

너무 예민하고 막중한 문제다.

많이 사양했지만, 여성이 맡는 게 좋다는 설득과 33년간 노인복지, 여성복지 연구와 관련 활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시대적 사명감이 들어서 맡게 됐다.

-- 위안부 합의에 대한 피해자 할머니와 관련 지원단체, 정치권 등에서 반대가 여전한데.
▲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각과 목소리가 제일 중요하다.

그분들을 뵙고 설득할 것이다.

그분들의 평균 연세가 89.4세로 대부분이 고령이다.

살아 계시는 동안 지원을 하고 명예 회복, 마음의 상처를 치유 해 드리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분들이 뭘 원하는지 잘 헤아려보고 마음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 해 드리고자 한다.

-- 향후 일본 정부가 출연하는 10억 엔의 용도는.
▲ 준비위에서 지속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반성의 의미로 내놓은 10억 엔은 재단을 설립하고 운영하고 할머니들의 배상하는데 거의 다 쓰일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는 준비위원들이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이다.

-- 기념사업의 하나로 위안부 기념관 설립 계획은.
▲ 10억 엔으로 기념관 설립은 무리다.

재단이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지금까지 재단설립 관련 TF에서 기념사업으로 몇 가지를 논의했지만, 결정되거나 발표할만한 구체적인 것이 없다.

-- 10억엔 외 우리 정부의 예산 투입 필요성은.
▲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가능한 부분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

정부의 의사, 국민 여론 등을 봐야 할 것이다.

-- 재단의 성공적 출범과 재단설립의 목표 달성을 위해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진정성 갖고 정성을 다해 피해자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분들을 지원해온 관련 단체들도 나름대로 굉장히 애를 써왔다.

피해자 할머니들과 단체들을 만나고 설득하겠다.

그분들을 설득하고, 그래서 국민을 설득해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할머니들이 너무 고령이어서 살아 계시는 동안 보상도 하고 상처도 치유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