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정 변호사 수임료 행방도 추적…홍만표 변호사 소환 시기 저울질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8일 이 회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수십억원대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전날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한 네이처리퍼블릭 납품사 Y사와 가맹점 4곳, 직영점 관리업체 1곳의 회계자료와 금융계좌 내역을 분석 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이 화장품 포장재 등을 납품받거나 직영매장 및 가맹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용 부풀리기 방식으로 수십억원대의 돈이 빼돌려진 정황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한 매장의 운영 책임자 등을 불러 네이처리퍼블릭과의 거래내역과 계약 내용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의심스런 자금 흐름이 정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데수사 초점을 두고 있다.

정 대표로부터 로비 자금을 받아갔다는 브로커 이모씨 등이 아직 검거되지 않은 만큼 계좌추적을 통해 일단 로비 의혹의 자금원을 찾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추적 결과에 따라 최유정 변호사(구속)와 홍만표 변호사 등 전관 변호사들에게 건넨 거액의 수임료와 비자금 사이의 관련성이 드러날 수도 있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정 대표,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 송창수씨 등으로부터 사건 수임료 명목으로 받아간 100억원의 구체적 행방도 쫓고 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된 최 변호사는 수임료의 용처에 대해 함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변호사의 '사실혼 남편'이라고 주장했던 또 다른 브로커 이모씨가 최 변호사의 수임료 상당액을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씨는 이숨투자자문 이사 직함을 달고 형사사건을 해결해 주겠다며 송씨 등으로부터 거액을 받아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경찰과 공조하면서 정 대표 측 브로커 이씨와 이숨 측 브로커 이씨를 검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경우, 소환 조사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소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 사건 외에도 다른 형사사건에서 수임료를 받고도 탈세를 했거나 다른 변호사를 내세워 '우회 수임'을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사무장 전모씨에게 거액의 인센티브를 주고 사건을 수임했다는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검찰은 유력한 단서를 최대한 확보하는 데 우선 주력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수통 검사장 출신인 홍 변호사를 '상대'해야 하는 검찰은 무엇보다 단서 확보에 신경쓰고 있을 것"이라며 "소환 시점보다 증거를 얼마나 찾았느냐가 검찰의 주된 관심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bo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