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보육으로 보육료 삭감, 보육의 질 하락"
복지부 "재정타격 심각하지 않아…어린이집 설득해 집단휴원 막겠다"


오는 7월부터 전업주부의 이용을 일부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맞춤형 보육의 시행을 앞두고 민간어린이집이 '집단휴원'까지 언급하며 반발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보육교사들이 대거 참가하는 집회도 열릴 예정이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한민련)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맞춤형 보육 사업을 철회하거나 연기할 것을 요구한다.

이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맞춤형 보육 대상 영아에 대한 보육료가 삭감돼 민간·가정어린이집이 존폐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며 6월 하순에 전국 동시 휴원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힐 계획이다.

이 단체에는 가정·민간어린이집 1만4천여곳이 속해있다.

맞춤형 보육은 전업주부가 0~2세 아동(48개월 미만 아동)에 대해 하루 6시간(월 15시간의 긴급보육바우처 포함)의 '맞춤반'(오전 9시~오후 3시)을 이용하도록 하고 규정 시간을 넘겨 추가로 이용하면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제도다.

전업주부 중에서도 구직·재학·직업훈련·임신·장애·질병 등의 사유가 있는 가구, 다자녀(세자녀 이상) 가구, 다문화 가구, 한 부모·조손 가구, 자영업자, 농어업인, 일용직 근로자, 프리랜서, 저소득층 가구 등은 기존대로 하루 12시간의 종일반(오전 7시 30분~오후 7시 30분)을 이용할 수 있다.

어린이집 단체가 반발하는 것은 맞춤반 아동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종일반의 80%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민련 관계자는 "정부가 적자운영 현실을 외면한 채 보육료를 20% 삭감하려 하고 있다"며 "맞춤형 보육이 교사의 근무시간 단축, 인건비 감소요인이 되지 않는데도 보육료가 줄어들게 돼 있어 그만큼의 인건비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맞춤형 보육이 실시되면 차량 운행 횟수가 늘어나고 증빙서류 발급과 관련한 업무량이 증가해 보육의 질 개선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어린이집 단체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한어총) 역시 맞춤형 보육의 제도 개선과 시행 연기를 촉구하며 23일 서울광장에서 보육교사·교직원 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어총 역시 "맞춤형 보육을 받는 영아도 종일형 영아와 동일한 정도의 보육서비스, 특별활동, 급·간식을 이용하게 되므로 보육료를 감액할 요인이 없다"며 "맞춤형 보육사업이 전업맘과 워킹맘의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맞춤형 보육을 받게 되는 경우는 5명 중 1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긴급보육바우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7월부터는 보육료가 6% 인상되기도 하는 만큼 어린이집이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업주부의 경우 종일반 이용만 제한되는 것일 뿐 맞춤반 이용은 가능한 만큼 갈등을 조장할 것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며 "집단 휴업을 통해 아동과 부모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어린이집 단체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