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들이 중증장애인을 이렇게까지 폭행할 줄을 몰랐습니다."

전북 남원의 한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사회복지사가 5년여 동안 장애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그 잔혹성과 무자비함에 혀를 내둘렀다.

경찰이 공개한 장애인 폭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에는 사회복지사의 무차별 폭행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압수된 영상을 보면 이 시설 2층 휴게실에 사회복지사와 장애인 20여명이 소파에 앉아있다.

이때 한 장애인이 창문을 수차례 여닫는 행동을 반복하자 옆에 앉아있던 한 사회복지사가 이 장애인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으로 끌어 내렸다.

머리채를 쥐고 장애인을 바닥에 쓰러뜨린 사회복지사는 이내 옆구리에 장애인의 머리를 끼고 압박했다.

주변에 동료 사회복지사가 있었지만, 이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함께 있던 1·2급의 중증장애인들은 부모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장애 정도가 심한 탓에 태연히 이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또 다른 영상에는 더 심한 폭행 장면도 담겨 있다.

한 장애인이 식사 때 사용하는 탁자를 밟고 올라서자 이를 본 사회복지사가 장애인을 거세게 바닥으로 끌어 내렸다.

장애인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사회복지사는 등에 올라타 이종격투기에서나 나올 법한 자세로 힘껏 발목을 꺾었다.

사회복지사의 육중한 몸에 깔린 장애인이 바닥을 손으로 치며 고통스러워하지만, 이 사회복지사는 더 힘껏 다리를 당기며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가혹 행위도 이어졌다.

한 사회복지사는 장애인이 소파로 올라서자 호주머니에서 100원짜리 동전을 꺼내 장애인의 발등을 겨눠 있는 힘껏 던졌다.

수차례 동전을 맞은 장애인은 발등이 아픈지 발등을 손으로 가렸지만, 이 사회복지사는 발등을 가린 손 위에다 계속해서 동전을 던졌다.

이 모습이 익숙한지 옆에 있던 장애인들은 사회복지사의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기도 했다.

이들의 가혹행위는 익명의 제보로 시작된 수사로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이 압수한 한 달분 영상에서만 100여 차례의 폭력 행위가 확인됐다.

피해자들이 대부분 중증장애인이기 때문에 진술에 어려움이 있어 추가 피해는 20여회를 밝혀내는 데 그쳤다.

전북 남원경찰서는 16일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을 때리고 학대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사회복지사 조모(4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47)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사회복지사들의 폭행 사실을 알고도 내버려둔 혐의로 원장 이모(72)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남원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d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