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기업 및 국가 대상…"청구액 최대 10배 늘어날 것"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정부와 살균제 제조·판매업체를 상대로 100억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청구 금액은 재판 과정에서 총 1천억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날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총 436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전자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원고들은 정부 피해 조사에서 1~4등급을 받은 피해자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피해를 신청한 이들 및 그 가족이다.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은 235명이며 사망자는 51명이다.

청구액은 사망 피해자 5천만원, 폐손상 등 질병에 걸린 피해자 3천만원이다.

재산 및 정신적 피해에 따른 배상액을 모두 더한 액수다.

가족들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로 1천만원을 청구했다.

현재 청구 금액은 총 112억여원이지만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 공동대리인단 단장인 황정화 변호사는 "현재 청구금액은 일부분"이라며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원의 감정을 통해 피해액이 확정되면 청구액이 5∼10배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고가 된 기업은 옥시레킷벤키저, 세퓨 등 제조사뿐 아니라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판매사까지 총 22곳이다.

특히 질병관리본부에서 폐섬유화 소견이 발견되지 않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을 제조한 업체까지 포함됐다.

민변은 "환경부가 최근 CMIT 및 MIT의 유해성을 다시 심사한다고 발표했다"며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피고 명단을 정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변은 정부를 소송 대상에 포함한 것과 관련, "정부는 유해물질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아 배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