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부모 스펙' 금지…2017학년도 입시부터 적용

'불공정 입시' 논란을 빚었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이 2017학년도 입시부터 '블라인드 면접' 등으로 입시의 공정성을 높인다.

로스쿨 입시에서 각종 전형요소의 실질반영 비율과 평가 기준, 합격자들의 학부와 전공, 정량평가 지표를 공개한다.

이는 교육부의 로스쿨 입시 실태 조사에서 지난 3년간 합격자 중 24명이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 정보를 자기소개서에 적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로스쿨 입시 개선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전국 25개 로스쿨의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13일 전북대에서 총회를 열고 이런 방향의 입학전형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입학전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법학적성시험(LEET.리트)과 공인어학시험 등 정량평가 전형요소의 실질반영률과 점수 환산 방법을 공시한다.

면접과 자기소개서 등 정성평가 전형요소의 평가 기준 역시 공개한다.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문제가 드러난 자기소개서의 '부모 스펙' 기재와 관련해서는 응시원서와 자기소개서에 기재해서는 안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금지사항을 위반한 경우 감점이나 탈락 등 구체적 제재 내용을 입학 요강에 명기하기로 했다.

서류평가를 중심으로 선발하는 우선선발은 폐지한다.

면접위원에는 외부 위원이 포함돼야 하며 면접시 수험생에게 가번호를 부여하고 면접관에게 수험생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무자료(블라인드) 면접을 한다.

전형이 끝난 뒤에는 입학생의 학부와 전공, 정량평가 지표를 공시한다.

협의회는 또 자정 기구 성격의 '법전원 고충처리 센터'를 다음 달 중순부터 협의회 내에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고충처리센터는 로스쿨 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외부인으로부터 로스쿨 관련 고충과 민원을 접수해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법학적성시험은 협의회에서 개선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법학적성시험 점수를 구간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시험 문항의 유형을 다양화하고 논술 시험의 내용과 채점방식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이런 내용을 반영해 6월말 2017학년도 로스쿨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8월 말에는 2018학년도 법학적성시험 개선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교육부의 입학실태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입학전형이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개선 방향을 마련했다"면서 "향후 각 로스쿨이 개선 방향을 존중해 구체적인 전형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