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밀반출 조직 53명·분실 스마트폰 판 52명 검거

택시에 두고 내린 스마트폰 2천400여 대를 대당 수십만원을 받고 중국과 필리핀에 팔아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택시에서 분실한 스마트폰을 넘겨받아 외국에 팔아넘긴 혐의(장물취득)로 스마트폰 해외 밀반출 조직을 적발, 국내모집 총책 이모(35)씨 등 9명을 구속하고 4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조직원 2명을 수배하고, 돈을 받고 이들에게 손님이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넘긴 택시기사 등 5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이 낸 자료를 보면 스마트폰 해외 밀반출 조직은 부산, 대구, 대전, 충북 등지에서 분실되거나 도난된 스마트폰 매입책과 매입 총책, 해외 밀반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1차 매입책은 택시기사에게서 손님이 두고 내린 스마트폰을 대당 1만∼5만원에 사들여 매입 총책에게 10만∼30만원을 받고 넘겼다.

매입 총책은 다시 5만원 정도 더 비싼 가격에 해외 밀반출책에게 넘겼다.

최신 스마트폰은 택시기사가 6만원을 받고 1차 매입책에 넘겼고, 최종 해외 밀반출책은 60만원 정도를 받고 중국과 필리핀, 홍콩 등지에 팔아넘겼다.

스마트폰 해외 밀반출에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이용됐다.

중국으로 보낼 때는 속칭 보따리상이 짐에 넣어 가거나 국제항공화물로 보냈다.

해외 밀반출책들이 분실 스마트폰 수십 대를 자신의 짐에 넣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직접 갖다 주기도 했다.

공항에서 세관 감시가 강화되면 유심칩과 스마트폰을 분리하고 나서 신고 없이 소지 가능한 8대만 여행용 가방에 넣어 해외로 가져가기도 했다.

택시기사에게서 분실 스마트폰을 사들인 사람 중에는 전 청소년 레슬링 국가대표, 고등학생, 여행 가이드 등 20대가 많았다.

경찰은 이들이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외국에 몰래 팔아넘긴 분실·도난 스마트폰이 2천423대(시가 18억원 어치)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