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키워드는…삼성 '창의성', 현대차 '글로벌 역량'
주요 기업들의 상반기 대졸 공채 면접이 한창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그룹 등은 지난달 말부터 면접을 시작했다. LG그룹은 이달 중순부터 면접을 시행하고, SK그룹은 계열사별로 면접 일정을 짜고 있다. 5대 그룹은 면접에서 인성, 직무역량, 조직생활 적합도 등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면접을 치른 수험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룹별로 주안점을 두는 대목은 약간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원자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논리적 해결 방안을 평가하는 창의성 면접을 추가했다. 창의성 면접은 주어진 주제를 지원자가 40분간 검토, 10~15분간 발표한 뒤 면접담당자와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삼성은 지난달 25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합격자를 발표한 뒤 이달 14일까지 계열사별로 면접을 보고 있다.

삼성은 인성검사·역량 프레젠테이션(PT)·임원면접·창의성면접을 하루 반나절 동안 끝내는 ‘원스톱 면접’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삼성화재는 ‘온종일(full day)면접’, 삼성생명은 1박2일 합숙면접을 통해 지원자를 검증한다.

현대차는 지난 4일까지 1차 면접을 끝냈다. 이달 24일부터 나흘간 2차 임원면접이 있다. 2차 면접 땐 영어면접을 본다. 영문 뉴스를 들려준 뒤 의견을 말하는 방식과 영자신문의 그래픽이나 표를 보여주면서 임직원과 토론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발굴을 위해 실질적인 영어회화능력 평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다른 계열사인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도 영어 면접이 필수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업계의 화두인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리고 자율주행 등의 개념과 자동차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한 뒤 면접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주요 점검 사항이 다르다. SK하이닉스는 ‘협업이 가능한가’를 평가한다. 다양한 사람의 아이디어와 연구개발, 공정을 거쳐 나오는 반도체의 특성이 면접에 적용된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무리 스펙이 뛰어나도 혼자서 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스펙은 좀 부족해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SK텔레콤은 지난해 면접에서 ‘SK텔레콤의 미래 성장 사업분야는’ ‘회사의 미래는 무엇을 해야 살아남을까’ 등을 물었다. 포화상태에 이른 통신산업의 미래에 대해 묻는 질문이 많았다는 것이 응시생들의 전언이다.

LG전자의 1차 직무 면접은 지원자의 직무 관련 역량과 비즈니스 능력을 중점 평가한다. 면접 형식은 직군별로 다르지만 전공 지식을 직무와 얼마나 연관지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지를 살펴본다. 2차 면접은 LG그룹의 인재상과 핵심가치를 토대로 지원자의 인성 및 문제 해결능력, 회사에 대한 관심도 등을 검증한다. 정도 경영이나 준법정신 등도 기본 체크 항목이다. 10일부터 나흘간 1차 면접을 보는 LG화학도 지원자의 전공지식을 통해 직무적합성을 평가할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인·적성검사(L-Tab), 역량 평가, 외국어 테스트, 토론, PT 면접 등을 하루 동안 본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들은 모바일 비즈니스와 관련한 질문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9일 부산 벡스코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한 부산지역 인재를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면접’을 본다. 부산 취업준비생들이 서울까지 올라오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