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천경자 화백(1924∼2015)의 그림과 애장품을 볼 수 있는 임시전시실의 개관이 연기됐다.

부경대는 26일 대연캠퍼스에서 진행하려던 천경자 기념미술관 임시전시실 개관식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25일 밝혔다.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장치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6일 문을 열 예정이었던 임시전시실은 부경대가 추진하고 있는 ‘천경자 기념미술관’ 건립의 전단계로 천 화백의 작품을 사랑하는 시민과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부경대 박물관이 있는 청운관 건물 1층에 120㎡ 규모로 마련된 임시전시실에는 부산서 처음 공개되는 채색화 ‘막간’을 비롯 꽃과 인물 등을 소재로 한 드로잉 등 모두 66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천 화백이 생전에 좋아했던 인형들과 해외여행 수집품 등 다양한 애장품도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돼 천 화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천 화백은 여인의 한과 환상, 인간의 꿈과 고독을 탐미적이고 환상주의적인 화풍으로 표현한 그림을 발표하며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했던 화가다.

오로지 그림과 사랑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을 불꽃처럼 소진하고 간 천 화백의 치열한 인생과 그 숨결이 담긴 작품은 전문예술인은 물론 일반 관람객들에게 많은 영감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천 화백의 장녀 이혜선 씨는 어머니 천 화백의 작품과 개인소장품 등 총 4000여점을 부경대에 기증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부경대는 오는 2020년까지 60억 원을 투입해 전시실, 영상실, 수장고 등을 갖춘 연면적 1,320㎡ 규모의 독립 건물로 천경자 기념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