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업계를 충격에 빠뜨린 호창성 더벤처스 대표(41)가 기소돼 법정에 선다.

▶본지 4월6일자 A33면 참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국가재정·조세범죄 중점수사팀(팀장 양인철 형사5부장)은 정부 보조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5개 스타트업 대표에게서 29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무상으로 받아내고 정부 보조금 2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호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김현진 더벤처스 투자협상담당 이사(39)는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사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호 대표는 중소기업청의 민간주도 창업지원사업(TIPS·팁스) 제도를 악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5개 스타트업 대표에게 “팁스 보조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29억원 상당의 지분을 무상으로 받았다. 지분을 양도받은 것을 숨기고 가짜 투자계약서를 꾸민 뒤 중기청에 제출해 받아낸 팁스 지원금 22억7183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팁스란 엔젤투자회사가 벤처기업에 1억원을 투자하면 중기청에서 최대 9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스타트업이 팁스 지원 업체로 선정되려면 중기청이 운영사로 지정한 투자사의 투자와 추천을 받아야 한다. 운영사가 부당한 요구를 해도 스타트업 대표들이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다.

양인철 팀장은 “청년 벤처인의 창업 의지를 북돋기 위해 민간에 큰 폭으로 권한을 이양한 정부 지원금 사업을 악용한 구조적 비리”라고 설명했다.

마지혜/박한신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