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메트 떠나는 '오페라의 거장'
세계 최고 오페라단 중 하나며 미국에서 가장 큰 클래식 음악 조직인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약칭 메트)의 제임스 러바인 음악감독(73·사진)이 건강 문제로 은퇴한다.

피터 겔브 메트 총감독은 14일(현지시간) “오페라 역사에서 러바인이 메트에서 보낸 긴 세월 동안 달성한 것처럼 위대한 업적을 이룬 지휘자는 없다”며 “러바인의 후임자를 몇 달 안에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바인은 올여름 이번 시즌이 끝나면 메트 명예음악감독이 된다. 그는 1971년 6월 처음으로 메트 지휘대에 섰으며, 1972년 2월 수석지휘자가 됐고 1976년 음악감독으로 취임했다. 1986~2004년에는 예술감독직도 겸해 경영과 행정을 제외한 음악·연출·무대·미술 등 예술 분야의 전권을 쥐고 활동했다. 2004~2011년에는 보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직도 겸했으며 클래식 음악을 애니메이션과 결합한 디즈니의 ‘환타지아 2000’(1999년 개봉)에 출연하기도 했다.

러바인은 메트에서 2500회가 넘는 공연을 지휘했으나 파킨슨병을 앓는 등 건강 악화로 최근 수년간 지휘를 취소한 일이 많았다. 2001년 말부터는 의자에 앉아서 지휘했고, 2011년 가을부터 2년여간은 아예 지휘하지 못했다. 메트는 2011년 9월 러바인 음악감독과 별도로 ‘수석지휘자’ 직책을 부활하고 수석객원지휘자이던 파비오 루이지를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