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 콘트롤타워' 지정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같은 감염병으로 격리돼 생계에 불이익을 받은 사람을 정부가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감염병예방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14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13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입원치료나 강제 격리 처분을 받은 경우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비용은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격리자가 소속된 사업장의 업주가 유급휴가 신청서 등을 특별자치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하면 된다.

격리자의 부양가족 역시 생활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작년 메르스 사태 당시 격리자가 1만6천여명에 달했지만, 보상 기준이 없어 문제로 지적된데 따른 것이다.

개정안은 또 질병관리본부, 시도지사가 긴급할 경우 의료인이나 역학전문가 등을 감염병 관리의료기관이나 감염병 전문병원, 지역사회 등 현장에서 1개월간 방역과 역학조사를 진행하도록 지시할 수 있는 한시적 종사명령제를 도입키로 했다.

한시적 종사 명령에 협조한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는 수당 등을 지원받는다.

작년 메르스 대응 과정에 있었던 '즉각 대응팀' '민간역학 조사지원단' 소속 민간전문가의 지위·책임과 관리체계를 법령화한 것이다.

개정안은 감염병 환자 시신의 매장을 제한하는 대상과 방법도 정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종 감염병 환자를 전담 진료·치료하는 '중앙 감염병 병원'으로 지정돼 감염병 위기 때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 감염병 병원으로서 에볼라 등 최고 위험 감염병 환자 발생을 대비해 고도음압 병상 4개 이상을 갖추게 된다.

최고위험 감염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의료진에 대한 관리도 더 철저히 하게 된다.

또 고도음압 병상을 포함해 음압 격리병상을 124개 이상 갖추고 전담 감염병 전문의 등 12인 이상이 근무하게 된다.

지방에서는 국공립의료기관이나 새로 설립하는 병원 중 3~5곳을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은 메르스 같은 고위험 감염병 환자 발생을 대비해 음압 격리병상 65개 이상을 갖춰야 하며 전담 전문의가 5인 이상 근무해야 한다.

개정안에는 감염병 발생 때 의료기관 손실 보상 여부와 범위, 보상 수준을 결정할 '손실보상심의위원회'에 의료인 단체, 보험자, 시민단체 추천자, 손실보상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차관과 민간위원 중 1명이 공동으로 맡는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김잔디 기자 bkkim@yna.co.kr,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