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13명이 현지를 탈출해 7일 국내에 들어왔다. UN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이후 처음이자 5년 만의 집단 탈북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북한이 운영하는 해외 식당에서 일하는 남자 지배인 1명, 여성 종업원 12명 등 탈북자 13명이 집단 귀순해 7일 국내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그동안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사람 한두 명이 개별 탈북한 사례는 있지만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탈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부는 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해외 북한식당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들은 ‘대북 제재 이후에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상납 압박을 계속 받아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생활 중 TV 드라마,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 실상과 북한 체제의 허구성을 알게 됐다는 진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한 종업원은 ‘한국에 오는 것에 대해 서로 마음이 통했으며, 누구도 거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정부는 이들이 집단 이탈, 장거리 이동에 따른 긴장감·피로감 등을 호소하고 있어 충분한 휴식 후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유관기관 합동으로 구체적인 귀순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에 입국한 귀순자들은 합동조사를 거친 뒤 하나원에서 적응 교육을 받게 된다.

정부는 귀순자들의 구체적인 근무 국가와 지역을 밝히지 않았다. 이들이 생활했거나 탈북을 위해 거쳐온 나라와 북한과의 외교 마찰, 신변 보호 등의 문제를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탈북지역은 중국이 아니라 동남아 국가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변인은 “2004년 7월 베트남에서 468명 정도가 한꺼번에 입국한 적이 있고, 2011년 3월에 9명 정도가 집단 탈북해 들어온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