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법무부 외국인·출입국정책본부장(검사장)이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매해 1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둔 게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경위를 밝힐 단서가 나와 주목된다.

넥슨의 2011년 일본 상장 보고서에 따르면 진 검사장과 함께 주식에 공동 투자한 사람은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외국계 컨설팅회사 고위 관계자 박모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진 검사장과 같은 서울대 법대 출신 법조인인 김 대표는 5일 회사를 통해 넥슨 주식 매입 경위를 설명했다. 김 대표가 주식을 산 시기는 변호사 시절인 2005년이다. 당시 친분이 있던 컨설팅업체 종사자 박모씨의 권유로 주식을 샀다. 박씨가 김 대표에게 제시한 주가와 매매량은 주당 4만원씩, 1만주다. 박씨는 진 검사장이 주식 매입을 주도한 사람으로 지목한 ‘컨설팅업체에서 일하던 대학 친구’와 같은 인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주식을 판 사람이 넥슨 임직원은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가 넥슨 초기에 회사에 도움을 줘 주식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들 세 명이 주식을 사는 과정에 김정주 넥슨 회장이 관련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넥슨 비상장 주식은 2005년 당시 넥슨이 게임계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사는 것 자체가 극히 어려운 매물이었다.

김 대표가 당시 진 검사장 등 공동투자자의 신원을 알지 못했다고 밝힌 것도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김 대표와 진 검사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 법조인이고, 김 대표는 진 검사장의 사법연수원 2년 선배다. 진 검사장의 투자 참여 사실을 굳이 김 대표에게 알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 잘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넥슨 관계자는 “개인 간 주식 거래라 별도로 확인할 내용이 없다”며 “내부에서 검토는 하고 있지만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진 검사장은 작년 일본에 상장된 넥슨 지분을 126억여원에 팔아 12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김 대표는 보유 주식 일부를 팔아 현재는 처음 산 주식의 3분의 1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