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상 '로봇 휴보' 개발·양자역학 연구 교수 등 6명
호암재단은 5일 ‘즐거운 편지’로 유명한 시인 황동규 씨(78)를 제26회 호암상 수상자(예술상)로 선정했다. 현대물리학의 대표 이론인 양자역학의 기초를 연구한 김명식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54·과학상), 한국 최초의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KAIST 교수(62·공학상), 암 치료용 백신 전문가인 래리 곽 미국 시티오브호프병원 교수(57·의학상), 22년간 가출 청소년을 돌본 김현수(61·사회봉사상) 조순실(59·사회봉사상) 들꽃청소년세상 공동대표도 상을 받는다.

호암상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0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 과학 의학 공학 예술 사회봉사 5개 분야에서 성과를 낸 한국인이나 한국계 외국인을 선정해 매년 상을 준다. 수상자에겐 상장과 메달(순금 50돈), 상금 3억원을 수여한다.

황씨는 1958년 등단해 ‘즐거운 편지’ ‘풍장’ 등을 발표하며 문단과 대중에 알려졌다.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주제부터 사회적 문제까지 시적 인식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호암재단은 황씨가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양자역학의 근본 연구를 통해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기여한 점이 인정됐다. 오 교수는 국내 로봇공학의 발전과 산업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학상의 곽 교수는 암 성장 억제 기술 등 새로운 방식의 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앞장섰다. 청소년복지시설인 들꽃청소년세상을 함께 운영하는 김현수, 조순실 부부도 봉사정신을 인정받아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시상식은 오는 6월1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시상식 전날인 5월31일엔 수상자와 국제 석학들이 참여하는 ‘호암포럼’이 열린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