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섬 사회》 저자 레스터 서로 미국 MIT 교수 별세
《제로섬 사회》와 《지식의 지배》 《헤드투헤드》 등의 명저를 통해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준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스터 서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77세.

뉴욕타임스(NYT) 등은 서로 교수가 지난 25일 매사추세츠주 웨스트포트 자택에서 숨졌다고 31일 보도했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서로 교수는 각종 강연과 저서를 통해 불평등과 세계화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다.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과 자본주의 변화의 원동력을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한 뒤 앞으로 움직임을 예측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대표적 저서인 《제로섬 사회》(1980년)에서 승자의 이득은 패자의 손실을 통해 얻어지며 모든 참가자의 선택의 합은 ‘영(0)’이 된다는 게임이론을 경제학에 적용, 경제성장에 따른 분배문제를 제기했다. 《헤드투헤드》(1983년)에서는 미국과 일본, 유럽 간 첨예한 경제전쟁을 예고했고, 《지식의 지배》(2001년)에서는 자본주의가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전환되고 있는 양상을 심층 분석했다.

1938년 미국 몬태나주 리빙스턴에서 태어난 그는 윌리엄스칼리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68년부터 MIT 경제학 교수로 재직했다. 1987~1993년 MIT 슬론경영대학원 학장도 지냈다. 서로 교수는 린든 B 존슨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을 지냈으나 정작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직접 입안할 수 있는 고위직에는 오르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서로 교수는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원했다”며 “그가 제기한 불평등 문제가 현재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