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두 번째 기술직 임원 장천순 상무 "현장만 35년…부품 100% 국산화 큰 보람"
“35년 만에 부품 국산화율이 0%에서 100%로 올라온 것이 가장 큰 보람이죠.”

장천순 두산중공업 상무(55·사진)는 31일 창원 터빈2공장장에서 기술상무로 승진한 소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두산중공업은 2014년 이후 두 번째로 기술직 직원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장 상무는 “업계를 통틀어 기술직 직원이 임원이 된 사례는 거의 없다”며 “기술직을 중시하는 회사의 인사정책 덕분에 많은 현장 직원의 의욕이 고취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상무는 청주공고를 졸업하고 1980년 두산중공업에 입사해 35년간 생산현장을 지키며 부품 개발에 열정을 쏟았다. 그는 “35년 전만 해도 국내 터빈·발전기 핵심 부품은 거의 일본이나 독일 제품이었다”며 “동료 직원들과 국산화에 온 힘을 바치자고 뜻을 모았다”고 회고했다. 그가 당시 현장 동료들과 짜낸 아이디어로 따낸 발전 설비 관련 특허·실용신안만 20여건에 달한다. 장 상무는 2011년 두산중공업의 기술직 직원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의 GE,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 히타치, 도시바 등에 현장 연수를 다녀오면서 실력을 더 쌓을 수 있었다.

그는 “리더가 현장과 기술을 제대로 알아야 직원들이 믿고 따라준다”며 “기술직 직원도 회사의 임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후배 기술직원들에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지 말고 일을 즐겨야 하며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자가 되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두산중공업은 기술직 직원 육성을 위해 ‘성장경로 투트랙’이라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장 상무처럼 ‘현장 매니지먼트 트랙’을 선택한 직원은 현장 관리자를 거쳐 임원 승진 기회를 얻는다. ‘기술전문가 트랙’을 선택한 직원은 ‘엑스퍼트’ 과정을 거쳐 기술부문 최고 영예인 ‘마이스터’로 성장할 수 있다. 현재까지 이 제도를 통해 기술상무 2명과 마이스터 10명이 배출됐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