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마루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이 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해외법률 뉴스를 공부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
행복마루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이 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해외법률 뉴스를 공부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
성원영 행복마루 법률사무소 변호사(32·변호사시험 2회)는 해외 법률 뉴스를 접할 때마다 가슴 한편이 답답하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로펌이 등장하고 로테크(law-tech: 법률정보와 IT를 합친 서비스)를 위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기지개를 켜는 등 해외 법률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국내 법률시장은 무감각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성 변호사는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만 집중하는 국내 법조계와 급변하는 외국 법률시장을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변호사를 비롯해 행복마루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은 주말에 영어사전을 끼고 산다. 월요일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진행되는 ‘해외 법률뉴스 공부모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 모임은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인 조근호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3기)가 지난해 여름 처음 제안해 시작됐다. 조 대표는 “소속 변호사들이 법률시장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모임을 꾸렸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읽기부터 시작한 스터디는 8개월이 지나면서 어느덧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로테크뉴스 등 법률산업 전반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참가 변호사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이병훈 변호사(43·사법연수원 37기)는 “평소 농담 삼아 요일별로 출근해 변호사 업무를 나눠서 하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는데 해외에선 액시옴(Axiom)이란 회사가 정말 그런 법률 서비스를 한다는 걸 알고 놀랐다”며 “해외 사례를 보면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모임 참석자들은 매주 상상 속에서 새로운 회사를 차리고 허문다. 하지만 매번 한국 법률시장의 규제라는 현실적 벽에 부딪힌다. 성 변호사는 “한국은 대륙법 체계여서 법전을 데이터 코드로 만들 수 있고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충분하기 때문에 법률 서비스와 기술의 동반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상엽/고윤상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