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군 장병 욕보여 흥분"…선처 호소

'좌익효수'라는 필명으로 특정 후보를 비판한 글을 인터넷에 올린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 심리로 29일 열린 국정원 직원 A(42)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국정원 직원이라는) 신분과 지위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밝혔다.

A씨는 "서해바다에서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군 장병들에 대해 욕보이는 (인터넷) 방송을 보게 돼 격한 감정이 쌓이고 흥분된 마음에 욕설을 하게 됐다"며 "화가 났다고 욕을 하면 안 되는데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저로 인해 동료 선후배들과 (국정)원의 명예를 실추하게 돼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스럽다"며 "나라와 사회를 위해 일하게끔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대선 전후 인터넷에 선거운동으로 여겨지는 글을 10차례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국정원법은 소속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A씨는 인터넷 방송에서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망치부인' 이경선씨 부부와 딸을 비방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도 A씨가 올린 글 일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표현하는 등 호남을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행동을 모두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선거에 개입할 의도는 없었으며 단지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A씨에 대한 판결은 4월21일 오전 10시 내려진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