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과다배출 조사 의뢰…내달 말 결과 나올 듯

신형 엔진을 장착한 폴크스바겐 차량에도 배출가스 조작이 있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검찰이 본격 검증 절차에 착수했다.

신형 엔진의 배출가스 조작 여부는 우리 정부가 결론 내리지 못한 의혹인 데다 글로벌 유력 자동차 메이커인 폴크스바겐 그룹의 영업에 중대 변수가 될 사안이어서 수사 추이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최근 아우디 A1과 A3, 폴크스바겐 골프 등 폴크스바겐 그룹의 3개 차종을 대상으로 배출가스 실험을 환경부 산하 교통환경연구소에 의뢰했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차량은 검찰이 21일 폴크스바겐 한국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평택 사무소에서 압수한 신규 차종들이다.

3개 차량 모두 1.6ℓ 배기량으로, 신형 엔진(EA 288)을 장착했으며 유럽연합(EU)의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 6'를 충족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검찰이 3종의 신차를 검증대에 올린 것은 국내에 판매 중인 모델인데도 아직 배출가스 조작 여부가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구형 엔진(EA 189)이 장착된 티구안 등 폴크스바겐 일부 차종에서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확인하고 리콜을 명령한 바 있다.

대상은 옛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 5'가 적용된 모델이다.

유로 6 적용 차종은 미국 등지에서 배출가스 조작 의혹이 제기됐지만 폴크스바겐 본사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모델이다.

검찰은 유로 6 적용 모델에서도 배출가스 조작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검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환경부가 지난해 신형 EA 288 엔진이 장착된 골프(배기량 2.0ℓ) 모델을 실험했을 때 특정 운전 조건에서는 유해 가스가 초과 배출된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압수해 실험을 의뢰한 차량은 일단 봉인을 풀어 3천㎞가량을 주행하는 '길들이기' 작업을 거친다.

그리고 각 운전 조건에 따라 배출가스 조작이 있는지를 본격 검사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검사는 크게 ▲ 인증시험 재검사 ▲ 실도로조건 시험 ▲ 임의설정 확인으로 이뤄진다.

실내 인증시험에서는 작동하던 차량 내 유해 배출가스 통제 장치가 실제 주행시에는 작동을 중단하는지를 각 운전 조건별로 검증하는 것이 골자다.

검증 결과는 내달 말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기술이 집약된 유로 6 적용 모델마저 배출가스 조작 의혹이 사실로 판명되면 폴크스바겐으로선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검증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