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지표면 투과 레이더 조사서 의심 지역 7곳 집중 발굴

가혹행위로 숨진 네 살배기 의붓딸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로 구속된 계부 안모(38)씨에 대한 현장 검증이 26일 이뤄진다.

안씨가 암매장했다고 주장하는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에서는 안양 시신 수색작업이 계속된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청주 청원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5년 전 안양이 숨질 당시 살던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안양이 숨진 경위와 계부 안씨가 시신을 이틀 동안 베란다에 내버려뒀다가 암매장하는 과정을 현장 검증한다.

안양은 친모 한모(36)씨가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물을 받아 놓은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어 숨졌다.

하지만, 한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장 검증은 안씨 진술에 의존해 이뤄진다.

경찰은 안씨가 자신의 차에 안양 시신을 실어 진천 야산으로 옮기고 몰래 묻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은 안씨가 암매장에 사용한 삽을 구매하는 과정도 현장 검증해 증거를 보강하기로 했다.

청원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5년 전 안양이 숨졌던 집은 현재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어 현장 검증은 안양 시신을 어떻게 유기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양 시신 수색작업도 재개된다.

경찰은 전날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지표면 투과 레이더(GPR)를 동원한 지질조사에서 암매장 의심 장소로 파악된 7곳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시신이 묻혔는 지를 가리기로 했다.

싱크홀, 터널, 문화재 탐사에 사용되는 이 장비는 전자파를 쏘면 1.5m 깊이의 땅속 단면 관측이 가능하다.

안씨의 주장대로 이 일대에 안양의 시신을 암매장했다면 안양의 유골 탐지가 가능하다.

경찰은 전날 GPR가 의심 지점으로 지목한 2곳을 발굴했으나 안양의 흔적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경찰은 지난 19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안씨가 줄곧 암매장 장소로 지목한 야산을 집중적으로 발굴했지만, 실패하자 GPR 수색에 나섰다.

현장 검증과 수색작업 재개는 안씨가 안양의 시신을 이 산에 묻었다고 거듭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전날(25일) 밤에도 안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여전히 암매장 장소를 진천의 야산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28일 안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안씨에게 사체 유기 혐의를 적용키로 한 경찰이 혐의를 입증할 가장 중요한 증거인 안양 시신을 찾아내기 위해 남은 시간은 이틀뿐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포크레인 1대와 기동대원을 대거 투입, 이 일대를 샅샅이 수색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수색 작업에 큰 기대는 걸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거짓말 탐지기 검사와 프로파일러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온 데다 지난 25일 2차례 시도한 최면수사도 그가 심리적으로 저항해 실패했기 때문이다.

안양은 2011년 12월 중순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머리를 3∼4차례 집어넣은 친모 한씨의 가혹 행위로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암매장됐다.

경찰은 안씨에게 사체유기와 아동복지법상 폭행 혐의, 자살한 아내 한씨를 폭행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 오는 2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친모 한씨에 대해서는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자살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기로 했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이승민 기자 vodca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