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에 3일간 시신 방치" 진술

5년 전 학대 끝에 숨진 네살배기 의붓 딸을 암매장한 계부 안모(38) 씨는 친모인 아내가 욕조에서 딸에게 가혹행위를 하다가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20일 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사체 유기)로 긴급 체포한 계부 안씨로부터 이런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안 씨는 경찰에서 "애 엄마(한모·36)가 소변을 못 가린다며 딸을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3∼4 차례 집어넣었더니 의식을 잃었다고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친모인 한씨의 유서에도 "죽일 의도는 없었는데 미안하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어 숨진 딸에게 가혹행위를 했음을 시사했다.

안씨는 또 숨진 딸의 시신을 청주 청원구의 자택 배란다에 3일동안 방치했다가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안씨는 딸이 사망한 것을 신고하지 않은 데 대해 "만삭이었던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달라고 매달려 그랬다"고 말했다.

또 "숨진 딸을 기르던 중 부인이 임신을 하게 돼 평택 고아원에 의붓 딸을 버리려는 생각도 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애 아빠에게 아동 학대와 관련해 형사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은 모두 피하고 책임을 전적으로 부인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는 사건이 발생한 2011년 12월 중순 오전 8시 출근했다가 오후 9시 퇴근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은 딸 사망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단순 아동 학대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판단, 사건 담당 부서를 여성청소년계에서 강력계로 이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