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에서 발생한 농약 소주 사건은 범인이 '소주'만을 마시는 사람 등 특정인을 노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마을회관에는 문제의 소주가 보관돼 있던 김치냉장고 뿐만 아니라일반 냉장고도 있었다.

거실에 있던 이 냉장고에는 음료수와 맥주 등을 주로 보관했다.

그러나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음료수나 맥주에서는 범죄 관련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누군가가 마을회관에서 소주를 자주 마시는 특정인을 노리고 독극물이 든 소주를 김치냉장고에 있던 다른 소주병 사이에 넣어 두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사건 당일 김치냉장고에 들어 있었던 38병의 소주 가운데 범행에 이용된 소주 1병을 제외한 나머지 37병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도 피해자 박모(63·사망)·허모(68·중상)씨 등 사건 당일 소주를 마실만한 사람만 노렸을 범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마을회관을 찾는 사람 대부분이 한차례 이상 손을 대는 물이나 음료수, 소주보다는 마시는 사람이 많은 맥주보다는 소주 1병에만 독극물이 포함됐던 것도 이번 사건이 불특정 다수를 노렸다기보다는 특정인을 노렸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소주병의 마개와 김치냉장고에 보관돼 있던 소주병의 마개 등을 비교해 제조일자 등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해 문제의 소주가 냉장고에 들어가게 된 경위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청송서 관계자는 "마을에 도는 소문 뿐 아니라 아주 오래전에라도 주민들 사이에 말다툼이나 원한이 맺힐 만한 일이 있었는지도 확인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청송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