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 밖 '진로 탐색' 수업…한양대 경영대의 실험
한양대 경영대학이 강의 커리큘럼 및 신입생 선발에 대한 전면 개편에 나섰다. 올해 1학기부터 기존 전공필수 과목을 대폭 폐강하고 실무 교육 중심 강의로 바꿨다. 고등학교 이과 출신 학생은 지원할 수 없게 돼 있는 입시요강을 바꿔 내년부터는 이과 출신 학생을 일정 비율 뽑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문·이과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창업에서 핀테크(금융+기술) 등 과학기술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올 1학기부터 경영대 8개 분야의 전공필수과목 10개 중 3개가 없어지고 새로운 강의들이 빈자리를 메웠다. 경영학원론을 강의하던 ‘기업과 경영의 이해’가 없어지고 학생의 진로탐색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경영의 이해’가 새로 생긴 게 대표적이다. 경영대 1학년생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 강의는 정해진 교과서 없이 자본시장, 빅데이터 등 경영 현장의 생생한 주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외부 전문경영인을 초청해 사업 경험을 듣는 자리도 마련한다. 한양대 주변 소상공인의 홈페이지를 제작해주고 마케팅을 도와 영업 성과를 올리도록 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장석권 경영대학장은 “상인들을 돕는 과정에서 실무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가게 홈페이지 등을 꾸준히 관리해주면 사회봉사 학점으로 인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이 동문 기업을 찾아가 진로를 상담하는 ‘커리어 디자인’도 1학년 필수과목이다. 3학년을 대상으로 개설한 ‘커리어 개발’ 과목은 학생이 자신의 목표와 진로를 놓고 교수 및 동료 학생과 논의토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창업 등의 과정에서 더 다양한 지식을 가진 학생들이 협업할 수 있도록 이과생도 선발하기로 했다. 2017학년도부터 경영대 정원의 10%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중 이과생을 뽑는다. 임규건 경영학부 학부장은 “금융과 기술의 결합인 핀테크가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최신 금융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고도의 수학적 사고방식이 요구된다”며 “이과생 비율을 계속 높여 최종적으로는 문·이과 구분 없이 뽑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학제를 개편, 빅데이터를 활용해 각종 사회·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비즈니스 인포매틱스(컴퓨터공학 융합), 헬스케어산업 경영을 연구하는 웰니스경영(간호학 융합) 등 융합 전공을 개설할 계획이다.

장 학장은 “현재 커리큘럼으로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도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모르는 학생이 많다”며 “학생들의 미래 설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두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