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경남발전연구원의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개발공사와 경남프로축구단(경남FC)도 사장과 대표가 물러나 현안사업과 팀 운영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상남도는 지난해 12월20일 조문환 경남발전연구원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함에 따라 김경일 사무처장 대행체제로 운영 중이라고 10일 발표했다.
경남, 기관장 잇단 사퇴…'경영공백' 우려
새누리당 국회의원(18대 비례대표) 출신인 조 전 원장은 2014년 7월 취임해 3년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조 전 원장 직전 원장을 지낸 김정권 전 국회의원 역시 2013년 3월 취임했으나 김해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11개월 만인 2014년 2월 물러나 잦은 원장 교체가 도마에 올랐다.

연구원 안에서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정치인들이 돌아가며 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경남권 관광개발계획 수립과 항공 및 나노 국가산단 개발에 필요한 정책 연구 등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경일 사무처장은 “도정 관련 정책연구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방침이 정해지는 대로 신임 원장 인선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남개발공사 사장과 경남프로축구단(경남FC) 대표도 잇따라 물러났다. 사장과 대표 모두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의 허위서명이 사퇴 빌미가 됐다.

도는 박우식 상임이사가 경남개발공사 사장직을 대행하도록 해 진행하는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원 10여명도 허위서명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상태여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경남개발공사는 현재 창원중앙역세권 종합개발, 산청 한방항노화산업단지 조성, 진해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 마산의료원 신축 등 주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임 사장 선임 전까지 사업추진을 위한 정책결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전임 대표에 이어 현 대표까지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난 경남FC는 더욱 곤경에 처해 있다. 지난해 2부리그 강등 이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 성적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경남FC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배희욱 경남도체육회 사무처장을 대표이사 업무대행자로 정했다.

경상남도 관계자는 “경남FC 창단 10주년을 맞은 시점에 악재가 연이어 터져 나와 난감하다”며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우선인데 팀 사기 저하와 관중의 무관심 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