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아동보호시설 위주 수색중… 다른 범죄 가능성도 염두"

계모의 학대를 받다 실종된 7살 남자 아이가 경기도 평택의 살던 동네에서 지난해 11월부터 보이지 않았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평택경찰서는 지난달 20일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A(7)군이 지난해 11월부터 보이지 않았다는 이웃들의 증언을 토대로, 체포된 신모(38)씨 부부 진술의 신빙성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신씨의 부인이자 A군의 계모인 김모(38)씨는 "지난달 20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A군을 데리고 나가 길에 버렸고 장소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계모 김씨는 "남편에게는 '강원도에 있는 친정어머니 지인에게 A군을 맡겼다'고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A군의 아버지인 신씨는 "아내의 말을 믿고 아들을 따로 찾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확인 결과, A군은 2014년 말까지 누나(10)가 다니던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 다녔으나 지난해 초부터 유치원을 그만뒀다.

신씨 부부는 당시 유치원에 "집에서 교육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군의 누나는 지난해 4월 평택 시내에 있는 할머니 집으로 옮겨졌고, 인근의 초등학교로 전학했다.

A군의 할머니나 신씨 부부는 그후 서로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신씨는 올해 초등학교 입학 대상인 A군을 1월 7일 예비소집일에 데려가지 않았고, 같은달 14일 초등학교에 입학유예를 신청했다.

경찰은 지난달 A군이 실종됐다는 신씨 부부의 진술에 의심을 갖고, 동네 주민 등을 대상으로 탐문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아이를 본 적이 없다"는 이웃들의 증언을 확보했다.

또 음식점 배달원 등으로부터도 같은 내용의 말을 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가 얼마 전까지 인근 슈퍼에서 어린이가 먹을 만한 식재료를 사간 점 등을 근거로, 신씨 자택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A군이 사라진 시점을 명확히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 부부가 A군을 작년 초부터 유치원에 보내지 않은 점, 올 1월 초교 예비소집일에 데려가지 않고 취학유예 신청한 점, 작년 11월부터 동네 주민들이 A군을 보지 못했다는 점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평택지역 아동보호시설 등을 중심으로 수색을 강화하는 한편 A군이 또다른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까지 김씨가 슈퍼에서 구입한 목록에 어린이용 식재료가 포함된 점 등을 감안할 때 얼마 전까지도 A군의 생체반응(살아있다는 증거)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보강조사를 통해 그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를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씨 부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전 11시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열린다.

김씨는 A군을 그동안 수시로 때리고 밥을 굶기다 지난달 20일 길에 버리고 홀로 귀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를 받고 있으며, 신씨는 부인의 학대행위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여부는 오후께 결정될 예정이다.

(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goa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