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동 문리대 시절 그리도 높아 보였던 교수 연구실 앞 문패에 내 이름을 새기며 가슴 설레던 것이 벌써 25년 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28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15명의 서울대 교수 정년식에서 정년 교수를 대표해 퇴임사를 한 윤영관 정치외교학부 교수(전 외교통상부 장관)는 교편에서 물러나는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윤 교수는 “학생들은 내가 그들에게 쏟은 노력보다 더 큰 고마움과 관심으로 보답해줬다”며 “그런 학생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영광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년식에는 성낙인 서울대 총장과 정년교수 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성낙인 총장은 “오늘 정년을 맞은 교수들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 초반에 태어나신 분들”이라며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 굴곡진 한국사의 풍파를 몸으로 맞으며 평생을 학문발전에 쏟으며 보낸 이들의 ‘희생’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을 끝으로 서울대를 떠나는 교수들은 ‘거문고 명인’으로 불리는 정대석 국악과 교수, 45년을 소아과학·신생아학 연구에 매진한 최중환 의학과 교수를 포함해 윤순녕 간호학과 교수, 오형식 산업공학과 교수, 조원호 재료공학부 교수, 양영순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박선양·황용승 의학과 교수, 김관식·홍삼표 치의학과 교수, 안상형·안중호 경영학과 교수, 이케 스스무 역사교육과 교수, 백희영 식품영양학과 교수 등 15명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