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페서 관광정보 미끼로 접근…현지서 만나 강제 현금인출·송금

태국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강도짓을 한 한국인들이 처음으로 검거됐다.

26일 주태국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방콕 시내에서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강도짓을 일삼은 김 모(27)씨와 남 모(26)씨 등 2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 등은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의 온라인 여행자 커뮤니티에서 혼자 태국 여행을 계획 중인 관광객에게 관광 정보를 주겠다며 접근했다.

이렇게 물색한 범행 대상이 태국에 도착하면 직접 만나자고 유인한 뒤 강도로 돌변, 상대를 폭행하거나 흉기로 위협해 현금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았다.

이들은 차량 내부나 피해자 숙소 등에서 범행했고, 대부분의 피해자에게 강제로 현금을 인출하게 하거나 돈을 송금하게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이들에게 여행정보를 얻으려다 피해를 본 한국인은 모두 4명이며, 피해액은 1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대상을 물색한 여행자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이들은 지난해 11월 말 여행 목적으로 태국에 왔으며, 여행경비가 바닥나자 범행에 나섰다.

첫 범행에 성공한 이들은 방콕 시내에 장기 체류를 위한 아파트를 빌리고 차량과 수갑, 흉기 등 범행도구까지 마련했으며, 무비자 체류 기간이 끝나는 이달 말 출국해 처벌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태국 한국대사관은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에 발생한 2건의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일 것으로 보고, 현지 경찰에 범인 검거를 요청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필리핀 등에서는 한국인이 한국인을 상대로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지만 태국에서는 처음"이라며 "태국 여행 때는 되도록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고, 여행 정보 등을 제공하겠다면서 접근하는 낯선 사람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