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간호사 1만명 시대

54년만에…올 합격 10%가 남자
최근 5년간 전체의 60% 배출

국내에서 남자간호사가 배출된 지 54년 만에 전체 남자간호사 숫자가 1만명을 넘었다. 남자간호사가 전문직종으로 인정받으면서 남성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간호협회는 2016년도 제56회 간호사 국가시험 시행 결과 전체 합격자 1만7505명 중 9.9%인 1733명이 남성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발표했다. 올해 합격자를 포함해 전체 남자간호사는 1만542명이다. 국내에서 남자간호사가 정식으로 배출된 1962년 이후 54년 만에 1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남자간호사는 최근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04년 전체 간호사 국가시험 합격자 중 남성 비율은 1%에 불과했다. 올해는 합격자 10명 중 1명이 남성이었다. 최근 5년 동안(2012~2016년) 배출된 남자간호사만 6318명에 이른다. 전체 남자간호사의 59.9%다.

김장언 대한남자간호사회 회장은 “안정적인 취업이 가능한 전문직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남자간호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간호사가 희소성으로 주목받던 시대를 지나 제도권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국내 남자간호사는 1936년 삼육보건대 전신인 서울위생병원 간호원양성소에서 처음 배출됐다. 하지만 당시에는 여성만 간호사 면허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후 1962년 조상문 전 서울위생간호전문학교 학교장이 국내 처음으로 남자간호사 면허를 받았다.

김 회장은 “간호사가 일하는 보건의료 분야는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대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며 “간호분야에서 남성이 지닌 장점과 무기를 펼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