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에 따라 지난 11일 공단 내 남측 인원 및 자재, 장비가 철수하는 모습. / 한경 DB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에 따라 지난 11일 공단 내 남측 인원 및 자재, 장비가 철수하는 모습.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진보 성향 대학 교수들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실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개성공단의 우리 기업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는 이유에서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는 12일 성명을 내고 “북한의 핵무장과 탄도미사일 개발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정부의 개성공단 사업 전면중단은 전략적이지 못한 처사다. 성급한 대북정책 강행을 중단하고 평화적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교협은 성명에서 “우리가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유일한 직접적 영향력의 기반인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은 대북억제 실효성 면에서 이해할 수 없는 조치다. 또한 개성공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이 1조원 이상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며 “정부가 대북정책 실패를 무책임하게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개성공단 폐쇄와 맞물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도입 논의를 시작한 데 대해서도 ‘위험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민교협은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을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에게는 한·미·일 3국동맹 강화 및 군사적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대결과 압박정책의 타성에 젖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철학도, 전략적 청사진도 보여주지 못한 채 북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대북확성기 출력을 높이는 수준의 감정적 일회성 대응만 해왔을 뿐”이라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공언한 ‘통일대박론’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교수들은 “아무런 대안 없이 위험천만한 남북대결과 동아시아 냉전정책을 향해 가는 것을 크게 우려한다”면서 “정부는 북핵·미사일 위기를 평화적 관점에 입각해 해결하는 일관되고 합리적인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을 철회하고 남북대화에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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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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