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경기 불황에…파산부 출신 판사·변호사 '상한가'
파산부 인사 이목 집중…'희소성'에 몸값도 덩달아 껑충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수석부장판사 자리는 법원 내 대표적인 승진 코스로 꼽힌다. 양승태 대법원장(사법연수원 2기)이 대표적이다. 초대 수석부장판사를 지낸 양 대법원장은 외환위기 당시 수많은 도산기업의 법정관리를 책임지면서 합리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동걸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3기)도 파산부 수석부장 출신이다. 변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낸 뒤 2005년 화우로 자리를 옮겼다. 차한성 전 대법관(7기)은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을 거쳐 지난해 법무법인 태평양이 운영하는 재단법인 동천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진성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10기)은 법원행정처 차장, 서울중앙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 등을 지냈다. 고영한 대법관(11기)도 파산부 수석부장판사 출신이다. 지대운 신임 대전고등법원장(13기)과 이종석 신임 수원지방법원장(15기)도 마찬가지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로 설립돼 부실기업과 개인회생 신청 사건을 맡아 처리하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매끄럽게 조율하면서도 경영적 마인드가 필요해 법조계에서 ‘매니저’라고 불린다. 일반 민·형사 사건에 비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자리여서 젊은 판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쟁이 매우 치열해 공정한 인사를 위해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에 따라 기수, 경력, 사건 경험 등을 기준으로 뽑는다”고 설명했다.
○파산부 출신 업계에서 ‘귀하신 몸’
덩달아 법원 파산부 출신 변호사들의 몸값도 뛰고 있다. 도산 분야는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 수가 적은 데다 회생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법원과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파산부 출신을 영입하려는 로펌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2014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합류한 김장훈 변호사(31기)는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개업 직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서 근무했는데 김앤장이 최근 구조조정 관련 딜을 따내는 데 ‘수훈 갑’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23기)도 회생절차에서의 M&A 관련 논문을 작성하는 등 도산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진대제 펀드’로 알려진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의 알켄즈 인수, 두바이회사의 쌍용건설 인수, 사조그룹의 화인코리아 인수 등 굵직한 매각자문 건을 성사시켰다. 이완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19기)는 STX건설, 넥솔론 등의 회사 정리 및 회생절차 신청, 인가업무를 담당했다. 이영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13기), 배현태 김앤장 변호사(23기) 등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출신이다.
김인선/김태호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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