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 조종사 미숙, 헬기 결함 등 모두 가능성 적어
블랙박스도 없어 장기화 우려…국토부 조사위 구성

30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 인근 야산에 추락한 민간 헬기의 사고 원인을 놓고 짙은 안개, 기체 결함 등 다양한 추론이 나오고 있다.

사고 초기에는 좋지 않은 기상상태가 원인으로 꼽혔다.

기온이 오르면서 이날 오전부터 전북 대부분 지역에 짙은 안개가 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사고 당시 기상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전주지방기상지청에 따르면 당시 가시거리는 13.6km로 헬기 운항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조종사의 조종 미숙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숨진 조종사 김모(61)씨는 4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더구나 목격자들에 따르면 김씨는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대규모 놀이시설인 '모악랜드'를 피해 산으로 기수를 돌렸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터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관계자는 "헬기가 사고지점에서 수백m 떨어진 주차장 부근에서 빙빙 맴돌았다는 목격자 진술로 미뤄 조종사가 위험지역을 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기체 결함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헬기는 독일에서 생산한 'BO 105' 기종으로 무게는 2.6t이다.

세진항공이 2년 전에 구입했고 제작한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비교적 최신 기종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가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나설 계획이나 원인을 밝히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헬기는 소형 헬기여서 블랙박스를 장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연합뉴스) 백도인 김동철 임채두 기자 doin100@yna.co.kr